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파문
민주당 “국가원수 모독죄로 나경원 윤리위 제소”
靑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 강력 유감…사과해야”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악수하며 웃고 있다.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나선 12일,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 하나로 국회 본회의장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로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청와대까지 나서 이에 대한 논평을 내고 격양된 반응을 보이는 등 어렵사리 문을 연 국회가 며칠도 안 돼 문을 걸어 잠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비판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 연설 곳곳에는 ‘먹튀 정권’, ‘욜로 정권’, ‘막장 정권’, ‘좌파 포로정권’, ‘독재’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에 민주당 의석에서 “사과하라”고 항의가 쏟아졌다. 급기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항의했고, 한국당은 제지에 나서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통상 40분 안팎이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이날 도중에 연설이 중단되는 등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날 나 원내대표가 이처럼 대표연설에서 비난 수준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협상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한 반면 ‘왕따’ 신세로 전락하며 무기력한 원내지도부의 한계를 드러낸 나 원내대표가 작심하고 ‘판 깨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또, 한국당 지지율이 첫 30%를 돌파한 자신감으로 정부 여당에 강도 높은 대여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보수 세력 규합을 넘어 문재인 정부의 외교, 안보, 경제의 ‘무능’을 드러내 중도층까지 외연 확장을 노리는 등 다목적 포석도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 ⓒ민주당
이같은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민주당과 청와대는 즉각 반발했다. 이해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저런 의식과 저런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정권을 뺏긴 이유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더 이상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가장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청와대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 냉전의 그늘을 생존의 근거로 삼았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발언이 아니길 더더욱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과 나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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