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판매감소 어려움 속 일방적 수수료율 인상에 난색
신한카드 ROA 1.8%대, 현대차 1.4% 이익률 근거 들어 설명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현대차그룹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현대차가 1일 일부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에 강력 반발하고, 5개 카드사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통보했다. 다만 카드사가 요청할 경우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공을 카드사로 넘겼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의 일방적인 카드수수료 인상에 강력 반발하며 납득할만한 근거 없이 인상을 강행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5개 카드사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계약해지 일시는 현대차는 10일, 기아차는 11일 부터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약 해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 제시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카드사들은 3월 1일부터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답변으로만 일관했다”며 “고민 끝에 일부 카드사 계약 해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의 유예를 두고 10일부터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카드사의 수수료을 인상에 두 차례나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하고,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 협의를 계속하자고 요청했다. 인상된 수수료율 적용을 유예하고 수수료율 협상을 통해 공정한 수수료율을 정한 뒤에 이를 소급적용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인상 근거에 대한 명확한 자료와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1일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하자 계약해지 통보로 반발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계약해지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이유는 카드사보다 낮은 영업이익률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2.5%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IFRS적용 이후 최저 실적이다.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1.4%”이라며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ROA(총자산 이익률)는 1.88%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의 이익률이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업계 1위 현대차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다른 자동차 기업들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지엠 사례를 들며 계약해지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군산공장 폐쇄 및 판매 급감으로 인해 실적이 더 악화됐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일방적으로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 받고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는 유예기간과 해지 후라도 카드사들이 요청할 경우 수수료율 협상을 실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계약해지 통보된 카드사들의 입장 여부에 자동차업계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같은 자동차업계의 상황에도 카드사들이 무분별하게 수수료율을 올린다면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고스란히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올리는 것은 자동차 업계를 고사 직전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현 자동차 업계의 상황을 안다면 동결하지는 못할망정 올린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제안을 수용한 BC카드, NH농협카드, 현대카드, 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정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상황도 녹록치 않지만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 입장을 감안, 합리적인 수수료를 책정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BC카드, NH농협카드, 현대카드와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하며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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