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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외화제

<르포> 27회 월드 유니버시티 개막, 중국에 세계이목 집중

각 나라 지덕체 겸비한 평화사절단, 2016 일정 중국서 시작

 

제27회 ‘세계대학평화봉사단(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 : World University Peace Corps)’ 중국 파이널 세계대회 개막식이 14일 오후 7시(베이징 시간) 북경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는 중국조직위원회와 중국대외우호협회(외교부)가 기획, 후원하고 중국사회복지기금회와 중국사회부조기금회가 주관한 행사로 70여개국 대표들이 참여해 졸업의상과 각 나라 전통의상으로 자신의 출전을 알렸다.

 

각국의 전통의상으로 런웨이를 마친 월드 유니버시티 참가자들 <사진= 베이징/ 정창곤 선임 기자>

 

 

각 나라를 대표하는 평화사절단으로로써 그동안 대회출신 미녀대학생들이 기아와 전쟁에 시달리는 지역에서 봉사하는 모습의 영상이 상영될 때는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개회사를 선언한 ‘세계대학평화봉사단’ 이승민 의장은 “중국 세계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드린다.”며 “‘세계대학평화봉사단’은 봉사정신으로 평화와 나눔이 깃들고 전쟁과 기아가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 이승민은 이 대회가 끝나는 그날까지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개회사에 앞서 진행된 오프닝 행사는 전 세계를 순회하며 공연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중국 장애인 아티스트(Chinese Disabled Artist) 팀이 ‘천수관음무’를 비롯해 부채춤, 전통춤 등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어 본선에 올라온 세계 각국 여학생들의 세계 평화에 앞장서겠다는 선서와 소개 그리고 축하공연 등이 펼쳐져 화려함을 더했다.

 

월드 유니버스티 피스콥스 선서중인 각국 대표 대학생들 <베이징= 정창곤 선임기자>


 

다음날에는 북경대에서 중국학생들과의 포럼이 개최되었다.


전세계 대학생 평화사절단과 북경대 학생들과의 '경제와 평화'라는 무거운 주제의 이번 포럼은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중국이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문화의 강국인것을 드러냄과 동시에 평화에 대한 세계의 열망에도 앞장서는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것.


때문에 의장국이었던 한국의 대회본부가 뉴욕으로 옮겨진 이후의 첫 대회에서 보여주는 중국의 행보는 향후 세계열강들의 대회개최 주도권 쟁탈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제와 평화'라는 주제로 평화사절단들과 북경대 학생들간의 토론의 장이 오전 10시부터오후 5시까지 열렸다. <베이징= 정창곤 선임기자>


 

의장국의 대회본부가 뉴욕으로 옮겨간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승민 의장은 조심스럽게 그 이유를 밝혔다.


코스타리카 주립대 총장이 82년에 발의하여 전세계 만장일치로 설립된 월드미스 유니버시티는 한국이 분단국가이기에 당시 가장 평화가 요구되는 지명도를 가졌다.


때문에 1986년 첫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함으로써 의장국이 된 것.


'세계를 하나로'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그동안 유수의 대회를 치룬 대회본부는 다른나라의 조직위원회로 부터 한국이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가지며 대회 개최지가 주로 한국에서 열린다는 이유에서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왔다.


그러나 이승민 의장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대회를 지속적으로 한국에 개최함으로서 한국의 위상과 외교는 물론 관광과 복지 등 많은 국가이익의 견인차 역할을 감당했다.


하지만 엄청난 재원이 요구되는 국제대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메세나문화가 아직도 부족한 국내현실과 시기하는 이들의 모함, 국가적 지원의 부재 등의 이유로 결국 본부이전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의 메이저 기업들이 대회 개최와 본부의 발전을 위해 이미 상당액수의 기부와 후원의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대 평화포럼에 사절단과 함께 참석중인 이승민 의장 <베이징=정창곤 선임기자>

 


30년간 월드미스 유니버시티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전세계 조직위로 부터 추대된 이승민 의장은 해외봉사 에피소드를 들려 달라는 말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에서 온 평화사절단을 이끌고 캄보디아에서 봉사할 당시, 이번 중국대회처럼 포럼을 열었다. 당시 사절단 학생들과 현지 학생들이 서로 인터뷰 할 때 캄보디아 대학생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한 문화적 자부심을 토로하며 자신들의 힘으로 미래를 꼭 바꿀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자신들을 지켜봐 달라고 호소할 때 모든 사절단 학생들과 나는 깊이 감동 받았다. 미래는 바로 이들이 이끌어 갈 것이기에 우리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승민 의장이 강한 의지로 대회를 이끄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덕체를 겸비한 대학생들이 모여 소통하는 평화의 대회, 월드 유니버시티. 올 해 한국 대표는 과연 누구일까!


지난 2014년 열렸던 월드 유니버시티 한국 대회에서 지·덕·체 중 '체'로 선발된 이주연 양도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월드 유니버시티 개막식 전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베이징= 정창곤 선임기자>


 

한국 대회 당시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이 양은 지난해 8월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연세대 대학원 언론학과에서 수학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이 양에게 이번 대회는 전 세계 대학생과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스타급 영화배우들과 가수들 등의 옷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김영세 디자이너의 작품도 이번 월드 유니버시티에서도 단연 이 양을 돋보이게 했다.

 

 

전통의상으로 펼쳐진 개막식 런웨이에서 김영세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한복의 미를 전하는 이주연 양<베이징= 정창곤 선임기자>

 


"사실 중국 본선에 오기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막상 와보니 외국 친구들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고 합숙 생활도 즐거워요. 무엇보다 단순한 미인대회가 아니고 평화사절단이기에 사명감이라던지 자부심도 매우 큰 것 같아요. 다들 나름의 목표가 뚜렷한 친구들이어서 함께 생활하며 배우는 것도 많고요. 참가자들도 여느 미인 대회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래서인지 임하는 자세도 진지한 것 같아요."


이 양은 향후 기자나 아나운서 같은 미디어업계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 조수빈 KBS 아나운서, 김초롱 MBC 아나운서 등 이 대회 출신 여성 언론인이 적지 않다. 영화배우 알랭 드롱의 전 부인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로잘리 반 브레멘이 월드 유니버시티 1회 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아직 1학년이라 구체적인 전공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원에 와서 'H.C.I'(휴먼 컴퓨터 인터렉션)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컴퓨터와 사람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학문인데, 결국 미디어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거든요. 앞으로 미디어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어요."


친구 따라와서 자기가 합격했다는 탤런트들의 사연 처럼 이 양도 한국 대회에 출전을 계획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의 대회 취지에 공감해 함께 지원서를 냈다.


"대회를 통해 같이 봉사활동도 하고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소통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여겼다"는 것. 이 양은 "뜻밖에 영예를 얻고 이렇게 세계대회까지 오게 됐다"며 "평소 외모에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대회를 통해 용기를 얻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출전 계기를 밝혔다.

 
세계에서 각 국가를 대표해 대회에 출전한 미녀 대학생들은 덩치는 커지만 보통의 여학생들이 분명했다. 대회는 경쟁적이기보다는 MT 온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시사적인 주제로 진지한 토론을 나눌 때도 있지만, 여느 여대생들과 마찬가지로 헤어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 등에 대해 수다를 떨기도 한다.


"참가자들이 대체로 친절하고 착해요. 아무래도 대회다 보니까 경쟁심이 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서로 도와주고 그런 부분들이 좋더라고요. 대화 주제도 다양해서 '너희 나라에서는 이런 단어를 어떻게 표현 하느냐'라는 언어적인 부분부터 '뉴질랜드 국기가 바뀌냐, 안 바뀌냐 논쟁이 있다'는 시사적인 부분까지 많은 얘기를 나눠요.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 뷰티팁에 대해서 공유하기도 하고요." 


분위기는 이처럼 유쾌하지만, 참가자들은 각기 자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으며 자부심 또한 상당하다. 무엇보다 서로의 이미지가 곧 그 나라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매 행동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저희끼리 부를 때 아무래도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우니까 국가 이름으로 많이 부르거든요. '미스 코리아', '미스 뉴질랜드' 이런식으로 호칭해요. 그러다 보니 제 행동이 곧 한국인에 대한 시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세계 참가자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은 물론 국제 매너에 대한 지식도 필수적. 이 양의 경우도 유창한 영어로 해외 친구들과 불편함 없이 대화를 나눠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버지 업무상의 이유로 가족이 함께 중학교 때 미국에서 1년 6개월 정도 살다 온 적이 있어요. 학교가 스탠포드 근처에 있었는데, 50~70여개 정도되는 국가 출신 친구들이 다 모여 있었어요. 영어 뿐 아니라 국제적인 에티켓이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죠. 잠깐이었지만 그 때 경험이 이번 대회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제가 친구를 금방 사귀는 편이라, 대회를 즐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월드 유니버시티는 여느 대회와 달리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포럼을 진행한다는 것이 큰 차별점이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최고의 재원을 가리기 위한 대회인만큼, 세계적 공통 이슈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는 포럼이 대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포럼이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는 점도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만의 차별점인 것 같아요. 포럼을 통해 테러 등 세계적인 이슈에 관한 다른 나라 젊은이들의 생각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요. 포럼 주제는 당일날 현장에서 알려줘요. 충분한 대비는 했다고 하기 어렵지만, 최근 3개월간 경제지를 꾸준히 구독했어요. 환경이나 경제 포럼 관련 기사도 챙겨보고, 개최지인 중국 경제에 관해서도 공부하고 있어요."


이 양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아름다움이란 결국 당당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르겠지만, 확실히 태도가 당당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친구들을 대할 때면 '아름답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돼요. 그런 부분들이 확실히 외면을 넘어서 사람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사진 촬영과 인터뷰가 끝나고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이고 돌아서는 이 양에게서 지 덕 체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양처럼 우수한 세계 각국의 재원들이 북경에 모였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개막식에서 평화사절단들과 중국의 어린이들이 다함께 노래하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베이징= 정창곤 선임기자> 

 


 

한편,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는 1986년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 선포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 산하 NGO기구인 세계대학총장회의(IAUP)에서 후원, 설립한 세계대학문화축제이며 세계대학생평화사절단을 뽑는 행사다. 


지난해까지는 공식 명칭을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World Miss University : WMU)로 사용했으나 WMU 사무국 본부가 미국 뉴욕으로 이전한 이후 미국뉴욕정부의 인가를 받은 재단법인(비영리단체)으로 승격됨에 따라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올해 대회는 중국조직위원회와 중국대외우호협회(외교부)가 기획, 후원하고 중국사회복지기금회와 중국사회부조기금회가 주관한다. 


이후 북경과 상해 등에서 본선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7일 샤먼(복권성)에서 본대회를 연다.


‘세계대학평화봉사단’은 1986년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 선포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 산하 NGO기구인 세계대학총장회의(IAUP)가 후원, 설립한 단체로 지난해까지 공식 명칭을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World Miss University : WMU)로 사용했으나 WMU 사무국 본부가 미국 뉴욕으로 이전한 이후 미국 뉴욕정부의 인가를 받은 재단법인(비영리단체)으로 승격됨에 따라 올해부터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정창곤 선임기자 begabond57@daum.net